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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진실의 세계에 살지 않고, 현실의 세계에 산다. -박수행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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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 아이 러브 유(I LOVE YOU)
남경주, 박선우, 양꽃님, 한애리, 백주희, 고세원, 난아 2009년 09월 12일 p.m 07:00 공연 2009.09.23 a.m 01:44 에 완성 0. 고등학교 친구가 노트북 이제 고물이 다됐다고 징징거린다. 하기야 제놈이 고물 아니면 어쩌려고. 벌써 5년이 다되가는 물건일진데. 그래도, 나는 아직도 기억이 선하다. 친구놈이 고등학교 2학년 초, 기숙사로 처음 노트북이 택배왔을 때의 설렘부터, 그 표정까지 하나하나 모두 선명하다. 그렇게 설렘과 함께 시작한 놈의 노트북이, 시간이 흘러 이제 와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 마지못해 사용하는 애물단지가 되었다. 제 역할을 다해왔던 사물이 자연스런 시간의 풍화 속에, 자연스레 고물이 되어버린 것이다. 1-1 이야기하며, 나 한때 수업받았던 선생님이 하셨던 말, 헤겔의 변증법을 풀어서 설명한 말 중 하나인, '자기 실현은 자기 소멸의 과정이다. 곧 모든 사물은 모순을 가진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촛불이 촛불일 수 있기 위해선 타올라야만 한다. 그리고 그렇게 타오름은 곧 자기 실현인 동시에 소멸의 과정이다. 또한 이 초와 같이, 친구의 노트북도 노트북의 역할을 다 함으로, 자신의 가치를 실현시킴으로, 시간 속에 풍화되었다. 아니, 지금 이 순간에도 되고 있다. 1-2 그렇다면, 곧 실현이 소멸이라는 비극적인 이야기를 한다면, 결국 모든 가치는 '무'에로 종결되지 않는가. 유의미의 종결 역시 무의미일테니까. 그렇기에, 삶은 덧없을지도 모른다고, 길가메쉬가 그토록 영생을 찾아 헤매었지만, 결국에 그러했듯, 우리 모두는 시두리의 노래를 긍정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그렇게 말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헌데 뭔놈의 뮤지컬 감상글에 헤겔이니 길가메쉬니 할 지도 모르겠지만, 제목에서부터 느껴졌던 사랑 타령 찾으러 갔던 뮤지컬은 기묘하게도 이러한 흐름을 따랐다. 2. 뮤지컬은 1부와 2부로 나눠져 있었다. 언제나 그러하듯, 너무도 당연하게도, 보는 이 관점에 따라 천차만별이었겠지만, 내 입장에서 살폈을 땐, 1부는 스토리의 초석을 다지고, 2부에서야말로 진정 하고싶었던 이야기를 풀어나간 뮤지컬...이라고,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그리고서 제목의 의미까지 다시 한번 되새겼을 때, 진정으로 완성적인 이야기를 즐길 수 있는 뮤지컬이 아니었나 말하고 싶다. 3-1 극은 엄중한 종교의식과 같은 모양새를 띄며 이야기의 장을 여는 척 하나, 곧이어 바로 밝고 유쾌한 음악을 선보인다. 그러고서부터 단막극 형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단막극은 단순한 단막극이 아니라, 유선적인 시간 선상에서 이야기를 순행적으로 풀어나가는 단막극의 형식을 취한다. 각 이야기는 독립적이지만, 시간의 순행선상에 존재하는 이야기들이랄까. 3-2 1부는 미리 언급했듯, 가볍게도 위트와 웃음 그 자체를 목적으로 삼는 이야기들을 선보인다. 하지만, 언중유골이랬던가, 종종 폐부를 찌르는듯한 섬세함도 놓치지 않는다. 내용을 말해보자면, 지극히도 일반적인 남자와, 일반적인 여자가 연애에 내숭을 떨며 임하는 모습을 시작으로해서 연애 도중의 사정, 결혼까지의 과정, 결혼에 골인하는 모습까지를 보여준다. 물론 연애 도중 인물들이 내비치는 외적인 면모와, 이에 반해 이면의 속마음을 까발리는 장면들, 즉 대립하는 이야기 구조에서 웃음을 끌어옴은 굳이 이야기 하지 않아도 감상글 자체에서 묻어났으리 믿으며 2부 이야기로 넘어간다. 3-3 2부는 1부의 약간 들뜬 분위기를 죽이고, 차분하고 서정적인 이야기를 풀어낸다. 1부가 30대까지의 열정적인 삶을 드러냈다면, 2부는 그 이후에서부터 노년기까지 삶의 흐름을 반추한다. 이야기에 애상이 미묘하게 묻어난달까, 종종 엉뚱한 방식으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전하는 것을 잊진 않지만, 그것들은 이미 부차적인 영역의 문제가 되었다. 이야기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평범한 남자가, 여자가, 사람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어떻게 늙어가는지, 어떻게 죽어가는지에 포커스를 집중하고 있었다. 4. 상기하되, 1부와 2부의 주인공들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평범한 남자와 가장 평범한 여자를 일관적으로 표상했다. 때문에 이는 곧 '나'이자 '당신'의 초상이었다. 그러기에 '나'도 '당신'도 결국은 이러하게 죽을꺼라고, 그럴꺼라고 내 귀에 속삭이는듯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극의 제목이 '아이 러브 유(I LOVE YOU)'였던 이유를 반추해 보자면, 우리의 인생이 이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사랑해야 한다. 그리고 그속에서만 유일한 유의미를 찾을 수 있다. 라는 이야기를 하고싶은 뮤지컬이 아니었을까. 적어도,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생각한다. 이는 내 영화 감상문인 '김씨표류기'와 그 궤을 함께하는데, 두 이야기 모두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사랑을 이야기하기에 너무도 절망스럽고, 그러기에 더욱 사랑스러울 수 밖에 없는 주제를 이야기 한다고 생각된다. 5-1 일반론적인 측면에서 감상은 여기서 종결된다. 일반적인 의미의 뮤지컬 감상은 여기서 매듭을 짓는 편이 바람직하기도 하고. 되레 더 이야기를 잇는다면, 사족이 될텐데도 불구하고 실험적인 의미에서, 욕심에서 뒤의 잡설을 더해본다. 웬 헛소린가 싶은 감상을 더 보고싶지 않다면, 과감하게 넘어가시길 권장하며, 이까지나마 읽어주심에 감사하며. --- 5-2 다시 길가메쉬로 돌아간다. 우린 길가메쉬처럼 현실의 '유의미'를 부정할 수 없다. 엔키두의 죽음을 본 그의 좌절을 공감할지언정, 시두리의 노래를 긍정할 순 없다. 하지만 또한, 생로병사의 비밀을 엿본 부처의 무상함을 공감할지언정, 그처럼 각자가 될 수도 없다. 그렇기에, 변증법에서의 합을 도춤함에, 길가메쉬와는 다른, 또 부처와도 다른 길을 어설프나마 모색해 볼 수 밖에 없지 않을까. 5-3 문과 출신인 내가 이런말 하는건 참 우습지만, 미분과 적분이란 개념을 끌어 오고싶다. 가볍게 훝되, 미분이란 '무한'히 잘게 나누는 것이고 적분이란 '무한'히 겹쳐 쌓는 개념으로 알고있다. 모자라고, 어색하기 짝이없겠지만, 시도에 의의를 두는 차원에서 이어간다. 6-1 그렇다면, 모든 유의미함 역시, 이를테면 나, 내가 아는한 가장 괜찮은 아가씨 옆자리에 앉아 즐거이 뮤지컬을 즐겼던 것 역시 '부질없는' 차원의 이야기가 될진데, 이 무의미한 순간을 미분한다 셈 친다면, 그럼 이 무한히 '무의미'로 쪼개지는 '찰나' 속에서 역설적으로 한 파편의 유의미를 건질 수 있진 않을까. 부질없음으로 수렴하는 영역이지만, 찰나의, 순간의 영원함에서 그것은 반짝일 수 있지 않을까. 그렇기에 그것의 가치는 역설적으로 극한의 범주에서 유의미를 획득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해봄직하다. 6-2 또한 재밌게도, 다시 인생에서 이런 찰나의 순간들을 수없이 적분 시키면, 그것들은 하나의 유의미로 재탄생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또한번 역설적임에, 무의미에서 유의미를 도출해 낼 수 있지 않을까. 무의미의 적분에서 유의미를 만들어내는 것이 가능해진다는 어처구니 없는 결론을 이야기 해본다. 영원의 이름 아래 퇴색되지 않는 것은 없되, 그 퇴색의 순간에서 유의미를 도출해 냄은 또한 가능하지 않을까. 7. 이야기는 노트북에서, 길가메쉬로부터 시작했었다. 그런 바, 이번 뮤지컬과도 적잖은 상관관계를 지녔다 생각되는, 시두리의 노래를 잠깐 인용한다. '길가메쉬여 어디로 급히 가려 하십니까? 당신은 생명을 찾을 수 없을 것입니다. 신들이 인간을 만들 때 인간에게 죽음도 함께 붙여 주었습니다. 그리고 생명만은 그들이 보살피도록 남겨두었습니다. 길가메시여 당신에게 충고를 드리죠. 좋은 음식으로 배를 채우십시오. 낮은 밤으로 춤추며 즐기십시오. 잔치를 벌이고 기뻐하십시오. 깨끗한 옷을 입고, 물로 목욕하며 당신의 손을 잡아줄 어린 자식을 낳고, 아내를 당신 품 안에 꼭 안아 주십시오. 왜냐하면 이것 또한 인간의 운명이니까요.' 얼핏, 이것은 내가 말도 안되는 방식으로 도출한 유의미와도 상통해 보일지 모르나, 엄밀히 그것과는 약간 다른 영역의 이야기가 된다 생각한다. '길가메쉬 서사시'에서 시두리의 노래가 지니는 의미는 결국 '무의미의 긍정'이기 때문이다. 'I LOVE YOU'라는 제목이 없는 뮤지컬 'I LOVE YOU'랄까. 그렇기에, 난 'I LOVE YOU'를 긍정하고싶다. 8. 하고싶은 헛소리까지 대충 정리했으니, 슬슬 마무리할 때가 왔지 싶다. 그런데 뭔가 포인트를 마춰놓고 쓰는 감상글이니만큼, 뮤지컬 본연에 대한 감상, 음악은 어떠했고, 배우들의 연극은 어떠했고, 어느 부분은 못미더웠다는 것 등을 살펴보는 것이 지나치게 빈약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은 들기도 하지만, 내 스타일이 이런걸 어떡해. 뭐 우선은 만족해야지. 아니면, 지나친 일관성을 추구하는걸까. 히히. 그럼, 이걸로 정말 안녕인가 싶네, 으레 그러하고, 그러했듯, 'I LOVE YOU'도 시간이 흐르면 과거형이 되겠지. 그렇지만, 'I LOVE YOU'는 유의미 하겠지요. 뱀발 - 아, 안쓰다가 오랫만에 쓰려니 더 어렵구마이. 뱀발2 - 본문엔 삽입시킬만한 여백이 보이지 않아 적지 못했지만, 피아노와 바이올린 연주자분들이 참 인상적이었다. 꼭 집고 넘어가고 싶었음! 뱀발3 - 아, 공연이라. ㅎㅎ 또 언제 다음 감상이 올라올지, 내가 제일 모르겠구나.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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